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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 사업엔 한계 느껴…리사이클링에 비전 있다”

올해 초 CEO 취임일성 ‘나를 밀어내라’ “사장이 지시해야 굴러가는 회사 망해” 20代 빗질 상차부터 배워 사장자리 올라 사장되고 보니 고철보다 사람이 어려워 미래 먹거리 찾아 1천여 거래처 정보분석 철강수직계열화 이어 재활용수평계열까지 국내 최대 스크랩회사 성호기업 본사∙야드가 있는 경북 경주시 천북산업단지는 최근 10년 사이 ‘성호타운’이 된 것 같았다. 모기업인 성호기업을 중심으로 주조계열사 성호금속, 정밀가공업체 성호정공이 5분 거리 내 있다. 성호건설, 성호리조트, 성호스틸 등 방계회사 역시 모두 경주에 있다. 올해초 3대 CEO에 취임한 손성익 사장은 그룹 내 사업이 거의 철강을 매개로 한 연계사업이기 때문에 물류∙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업단지 안에 계열회사를 모았다. 경쟁력이 생각만큼 있나. “그렇다. 우리 사업모델이 원료-제품-가공-조립에 이르는 철강의 수직계열화다. 스크랩이 모태지만 성장에 한계가 왔다. 내년에는 주조공장을 하나 더 지을 생각이다. 스크랩이 못해도 다른 나머지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남기는 통합경영을 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계열사를 모으면 물류와 관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크랩은 경주에서 하는데 주조는 창원 울산 같은 데서 했다고 생각해 보라. 물류비가 10원(kg당) 정도 들 거다. 우리가 한 달에 주조공장에서 자체 소비하는 스크랩만 6천 톤이다.” - 스크랩사업은 이제 한계인가. “계열사 빼고 성호기업 자체 스크랩 판매량은 2012년 96만 톤이 최대였다. 2015년에는 83만 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 같다. 제강사에 납품할 수 있는 여력이 빤하고 수익이 더 이상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성호기업이 버티는 것은 공장발생 스크랩이 전체 구매비중의 15%나 되기 때문이다. 한 달 7만 톤 구매 중에 1만 톤 이상이 공장에서 가져오는 물량이다. 선수금이 들긴 하지만 유통마진에 비해 훨씬 마진이 크다. 우리를 벤치마킹한다며 박리다매하는 회사들을 봤다. 대부분 잘 안 된다. 구매영업 근간에 공장발생 스크랩이 없어서다.” - 스크랩 영업 중에 가장 어려운 영업이 공장영업인데. “지금의 공장발생처 거래는 손명익 회장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업초기에는 공장 한 곳 뚫는 데 3년 걸린 곳도 있다. 처음 6개월은 담당자, 이후 6개월은 팀장, 또 6개월은 공장장, 사장을 만나는 식이다. 한 단계 한 단계씩 결제라인을 따라 올라가며 끈질기게 영업했다. 그렇게 해서 큰 회사들과 거래를 트기 시작했고, 주위에서 도움도 줬다. 처음엔 3년 걸렸지만 나중에는 거래처가 거래처를 소개해줘 빠르게 물량이 늘고 회사가 성장했다.” - 손명익 회장 김상훈 부회장은 스크랩으로 회사를 키워 철강수직계열화를 구축했는데. “과거에는 물량싸움이 경영의 최대목표였다. 그게 2004년의 일이다. 무조건 많이 하면 남으니까 그 때 전국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정보가 오픈되고 제강사나 주변 납품사들의 견제가 심해졌다. 100만 톤 이상 납품하는데 한계가 왔다. 성호기업은 지금까지 스크랩을 이용한 수직연계사업을 벌였지만 앞으로 재활용아이템을 수평 계열화해 리사이클링전문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다.” - 그래서 회사유니폼이나 사무실 곳곳에 ‘I♥ Recycling’을 내걸었나. “회사슬로건은 손 회장이 일본 마텍社 슬로건을 보고 맘에 들어 그 회사 회장 허락을 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 기업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 맞다” - 재활용분야 수평계열화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나. “올해 사장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철스크랩사업부를 리사이클링사업부로 명칭 변경했다. 성호기업에는 리사이클링사업부, 환경사업부, 쇼트사업부 등 3개 사업부가 있다. 리사이클링사업부에서 기존 철스크랩 영업뿐 아니라 폐지 STS스크랩 알루미늄스크랩, 폐기물까지 영역을 넓혔다. 리사이클에 비전이 있다. 우리에게는 ‘님비’가 기회다. 과거의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제대로 사업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폐기물에서 재활용을 넘어 발전소까지 구상하고 있다. 재활용기술이 올라가야 재활용률도 오른다.” - 폐지, 비철스크랩까지 사업을 확장하는데 영업인력을 충원했나. “아니다. 기존 영업사원(20명)들이 다 하게 했다. 대신 아이템마다 그 시장 최고의 영업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들을 통해 해당 분야를 배우고 나가서 영업하게 한다. 소상(小商)들은 실제로 바닥에서 모든 재활용 아이템들을 취급한다. 우리가 영업직원들에게 전문 아이템만 다루라고 하는 것은 바닥실정과 맞지 않는다.” - 회사와 함께 성장했지만 막상 CEO가 되면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도 있을 텐데. “회장님 권유로 24살에 이 회사에 입사했다.(그는 손명익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그 때 직원이 5명뿐이었다. 처음 7년 간 현장 일만 했다. 빗질 삽질부터 시작해 장비를 타면서 상차, 차량운행까지했다. 내 입으로 얘기하기 좀 그렇지만 상당히 (장비를) 잘 탄다. 그런 경험이 큰 자산이다. 현장을 지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생겼다. 30살에 임원이 되고 나서 지금까지 회계 무역 영업을 두루 배우고 있지만 여전히 배울 게 많다. 무엇보다 사장이 되고 나서 조직관리와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실감한다. 내가 뭐든 다 하면 좋겠지만 조직이 커지면서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 고철보다 사람이 어렵다. 또 하나 현업을 보면서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점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 정보와 사업아이템은 어떻게 얻고 있나? 정보홍수에서 선별 분석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경주에 있어서 지역적으로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크랩 외에 다양한 사업아이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양과 질, 다양성이 다르다. 우리가 쇼트볼을 납품하는 거래처만 1천 개다. 이름 있는 회사가 꽤 많다. 한 달 사용량, 거래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를 통해 조선 자동차 항공 등 제조업 전방위에 걸친 다양한 정보수집이 가능해지더라. 그걸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유가 환율 무역 정치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 사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뭘 강조하나. “작년 말 사장이 되기 전 회장님이 ‘똑같은 놈 하나 만들어 놓고 빨리 나오라’라고 했다. 사람을 키우라는 말이다. 직원들에게 ‘내가 지시해서 움직이는 회사가 되면 그 회사는 망한다’고 강조한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그걸 알아서 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나보다 멍청해 보이면 뽑지 않는다. 나를 밀어낼 사람을 만들고 난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게 목표다. 성호그룹차원에서 금융을 할 것이다” 출처 : 스크랩워치 http://www.scrapwatch.net/news/articleView.html?idxno=18872